고대나 중세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각 지역의 영주들은 성 주변에 '해자'를 파서 적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했다. '해자'는 성 주변에 구덩이를 파서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못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큰 호수나 강줄기도 '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해자'가 경제적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장, 워렌 버핏이 1980년대 연례서한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이게 보편화되어서 경제용어로 '해자'라는 말이 종종 쓰인다. 과연 어떤 의미로 사용될까? 살찐 다람쥐가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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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다시피, '해자'는 성 밖의 둘레를 파서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워렌 버핏은 이를 경제적 용어로 끌어들여 "특정 회사를 다른 경쟁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독점적인 경쟁력"으로 경제적 해자를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기업의 독보적인 입지를 든든하게 다져줄 '해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무형자산(Intangibles)
기업이 가진 특허권이나 브랜드, 정부 라이센스 같은 회사의 무형자산을 통해 다른 기업들이 넘어설 수 없는 차별화를 지닐 수 있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차별화된 프리미엄을 통해 경쟁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강력한 해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필자는 이전에 이런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강력한 프리미엄을 구축하여 독보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나이키(NIKE)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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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환비용(Switching Cost)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에 길들여지고 나면 다른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로 갈아타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어 결국에는 기존의 브랜드에 안주하는데 이는 높은 전환비용으로 인한 기업의 해자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을 쓰다 보면 에어팟, 맥북, 애플 뮤직 등, 애플의 생태계에 익숙해져 다른 안드로이드 서비스 사용을 단념하게 만드는데 이 역시 애플만의 강력한 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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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트워크 효과(The Network Effect)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사용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가치는 커지기 때문에 너도나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SNS로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이유는 주변 지인들이 모두 인스타그램을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보다 더 좋은 플랫폼이 나온다 하더라도.... 주변 지인들이 모두 넘어가지 않는 이상,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는 힘들 것이다.
4)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원가우위(Cost Advantage & Size Advantage)
회사 덩치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원가절감 면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새로 진입하는 입장에서는 설비 투자 등 막대한 비용이 들며 이를 극복하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한 입장에서 기존의 강자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 이동통신 3사와 정유업체 4사가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강력한 해자를 이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의 강자들은 각자 그들만의 해자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도전자 입장에서는 진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이 존재한다면 인류사는 왜 발전해왔겠는가? 그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처럼 약자가 강자를 꺾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며 약자도 틈새를 잘 파고든다면, 강자도 기존의 틀에 안주한다면 언제든지 입장이 뒤바뀔 수 있다. 최근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을 시가총액으로 제껴버린 '테슬라'를 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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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속기업이 되길 바란다면 기존의 강자들도 가만히 눈뜨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 강력한 해자를 더욱 견고히 하여 해당 분야에서 더욱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려 할 것이다. 투자하는 다람쥐로서 어떤 기업이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고 있는지, 어떤 기업이 해자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인지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성공적인 투자자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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