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역사" 한마당

카르타고 멸망과 로마의 번성 - 실패에 대한 포용력

잡지식을 다루는 살찐 다람쥐 2021. 5. 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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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세기에서 2세기까지, 무려 120년에 걸쳐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로마와 카르타고가 전쟁을 벌인 전쟁인 '포에니 전쟁'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2차 포에니 전쟁 당시에는 '한니발 바르카'라는 역대급 지휘관을 필두로 종횡무진하여 카르타고 군이 로마를 휩쓸고 다녔으며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내몰았다. 그런데 결과는? 아시다시피 로마의 최종 승리로 끝나게 되고 카르타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카르타고의 멸망

 

현재까지도 전술의 교본이라고 불리는 칸나이 전투에서의 망치와 모루 포위전, 이 전투로 인해 로마의 정예군 상당수가 증발했고 한니발은 이 전투의 승리를 기점으로 로마와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여 로마 시 코 앞까지 당도했다. 하지만 역사는 로마의 승리로 기록되었고 현재 카르타고라는 국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로마의 승리와 카르타고의 패배의 원인을 실패에 대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갈렸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다루었길래 두 나라의 운명을 엊갈리게 만들었을까? 살찐 다람쥐가 알아보았다.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제 아무리 한니발이나 알렉산더, 징기스 칸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결국 전쟁은 단체전이기 때문이다. 두 세력 간의 다툼 끝에 어느 한쪽은 반드시 지기 마련이고 설령 이긴 쪽도 모든 전투에서 이길 수는 없다! 가끔 가다 나타나는 이런 괴물(??)들을 제외하고는...

 

수부타이: ????????????????

2020.09.12 - [다람쥐의 '역사' 한마당] - 위대한 정복자, 수부타이

 

위대한 정복자, 수부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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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을 가리키는 '전투'에서는 지휘관 개인의 능력으로 커버 가능하겠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장기전을 의미한다. 즉 다시 말해서, 지휘관 한 명만의 능력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조직 대 조직이 겨루는 것이고 건강한 조직, 더욱 강한 조직이 승리하기 마련이다. 강한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포용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로마는 전투에서 패배한 장군들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다. 물론 전투에서 패배한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로마는 전투에서 져본 '경험'까지도 포용하였고 소중한 자산으로 여겼다. 명예를 중시하던 로마의 장군들은 그런 실패를 바탕으로 명예 회복에 나섰고 로마 역시 그런 장군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그렇게 누적된 실패를 바탕으로 로마는 거듭되는 패배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강력한 군대를 갖추어나갔다.

 

반면 카르타고는 패전한 장군들에게 냉혹했다. 패전의 책임을 물어 패전을 못하도록 가혹한 처벌을 내렸다. 그 결과, 단기전에는 극도의 공포감을 바탕으로 순간의 용맹함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장군들은 경험 없는 조무래기들만 남았고 불리한 전투는 피하려 했으며 무조건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판단을 그르치게 만들었다.

 

한니발 바르카

 

결국 한니발 혼자 고군분투하며 로마군과 싸웠고 한니발 또한 자신에게 패배를 거듭했던 로마의 젊은 집정관, 스키피오에 의해 자마 전투에서 패배하여 몰락한다.

 

대 스피키오 아프리카누스

전투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 또한, 이에 대한 필벌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조국을 위해 몸 바쳐 싸우다가 범할 수 밖에 없는 실수와 실패에 대해 책임만 추궁하여 엄격하게 처벌한다면 아무도 조국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국가는 실패를 포용하는 국가에 의해 점령당하게 될 것이고, 점령당한 국민들은 자신들을 침략한 국가가 강력한 제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 하고 혹시나 실패를 했을 때 만회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거듭되는 실패를 딛고 성장하여 완전체에 가까워지게 된다. 실패에 대해 용서받고 기회를 부여받은 장군들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 더욱 조국을 위해 싸운다. 그런 장수들이 모여 해당 국가는 더욱 강성한 '제국'으로 번성한다. 비단 로마 제국뿐이겠는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직원의 실패를 껴안을 수 있는 기업이야말로 실패를 딛고 경험으로 승화시켜 번영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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