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인물" 탐구실

이용익, 축지법의 사나이?

잡지식을 다루는 살찐 다람쥐 2020. 11. 25. 20:12
반응형

구한 말의 고위 공직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용익(1854~1907). 명성황후를 도운 대가로 고속승진을 거듭하여 민씨 일가에 붙었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친일 행적도 전혀 없고 항일 운동의 투사라는 점. 그리고 후에, 모은 재산으로 보성학교(고려대학교 전신)을 세워 재산을 개인의 안위에만 쓰지 않은 점을 들어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인물이다. (그냥 원래 충직한 인물인데 라인도 잘 탄 케이스?)



그런데 이런 독립투사가 실제로 축지법을 쓰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축지법 공식 기록도 있고 기록 측정자가 다름아닌 대한 제국의 고종 황제! 살찐 다람쥐는 이 분의 항일 의거 이야기는 뒤로하고 축지법을 사용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보부상


이용익은 본래 보부상 출신으로서 물장수를 하던 사람이었다. 보부상은 장시를 중심으로 지게를 메고 물건을 가지고 나르며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 전국을 돌며 이동하는 만큼 걸음걸이나 장거리 달리기에 능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특출난 사람은 있기 마련이고 아마 이용익이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지금으로 치면 국가대표급 프로 울트라 마라토너???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났고 반란 주동자들은 민영익의 집을 습격했는데 불안에 떨고 있는 민영익의 앞에 이용익(익 브라더스)이 나타난다.



이용익: 저만 믿으십쇼!


이용익은 민영익을 등에 업고 달려가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민영익을 살해하려던 반란군들이 멍~ 때리고 바라만 봤다고 한다. 그리고 이용익 덕에 살아난 민영익은...


민영익: 내 자네를 황제 폐하께 천거하도록 하지!


그 이후에 고종 밑에서 정보통으로 일하면서 엄청난 발을 뽐냈고 고종은 흡족해 하면서도 이런 심정이 들었을 것이다.



고종 황제: 저놈 뭐지??????


어느날, 고종은 이용익의 스피드를 시험해보고자 했다. 이용익에게 한양에서 전주까지 얼마 만에 갈 수 있냐고 묻자 이용익은 "반나절이면 OK"라고 대답한다. 


고종은 먼저 전주 목사에게 파발을 보내어 이용익이 도착한 시간을 체크하라고 한다. 그리고 고종은 이용익을 보내는데...


놀랍게도 12시간만에 전주에 도착하여 전주목사와 고종황제에게 인증까지 받았다고 한다.



고종황제 & 전주목사: 쟤 쩐다!!!


도착할 당시에 이용익은 옷만 좀 더러워졌을 뿐, 숨찬 기색도 없이 매우 여유롭게 도착했다. 놀란 고종이 너 어떻게 그렇게 빨리 뛰냐? 라고 묻자 이용익은 두루마리가 걸리적거리지 않게 잡고 좀 빨리 걸으면 된다고.....


그런데 서울에서 전주까지 거리는 214km이고 이걸 12시간 내에 주파한다? 그것도 고속도로가 닦이지 않은 구한 말에? 만약 이것을 울트라 마라톤이나 울트라 트레일런에 비유하자면 현 세계 기록의 2배에 가까운 기록이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이용익이 축지법을 정말로 사용했는지 아니면 그냥 발이 어어어어어어어어어엄청 빠를 뿐이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이용익은 축지법의 유일한 공식기록 보유자로 남아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