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인물" 탐구실

탈옥범 신창원의 907일간 탈주 여정기

잡지식을 다루는 살찐 다람쥐 2020. 11. 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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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어느날, 칠흑같은 밤에 부산교도소에서 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죄수가 탈옥을 시도했다. 그 이름은 지금도 전설적인 탈옥수로 알려져있는 '신창원'. 그 누구도 탈옥할 수 없었던, 아니 할 수 없다고 여겨졌었던 철통보안의 부산 교도소가 발칵 뒤집혀졌고 삽시간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혀졌다. 대한민국을 뒤집어놓았던 탈옥수 신창원 사건에 대해 조명하겠다.



신창원은 1967년 5월 28일,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적부터 가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회비 가져오라는데 왜 안가져와? 그럴꺼면 여기서 꺼져!!" 라는 말에 상처를 받고 자신의 마음속에 악마가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긴한데 개인적으로는 도와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지금 직장 다니면서 블로그 쓰고있다.ㅋㅋㅋ)


어느 범죄자들이 그렇듯, 신창원도 그렇게 나쁜 길로 빠져들게되고 바늘도둑부터 시작해서 소도둑이 되어 마침내 강력범죄까지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된다.


탈옥한 날짜는 1997년 1월 부산교도소에서 탈옥을 저질렀는데 노역 도중에 손에 넣은 실톱날을 가지고 화장실 환풍구의 쇠창살을 4개월에 걸쳐 끊었다. 실톱날로 쇠창살을 긁으면 소리가 많이 나는데 매일 두 시간 교화방송 시간에 이를 노리고 실행한 것이다. 이 좁은 환풍구를 통과하기 위해 80kg의 다부진 몸을 15kg이나 감량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의심받지 않고 하기 위해 오랜기간동안 교도소에서 모범수로도 인정받았다고 한다.


마침내 신창원은 환풍구를 통해 교도소를 빠져나오는 듯 했으나 다음 난관이 신창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4.5m의 교도소 외벽이었는데 그것을 바로 안넘고 신창원은 교도소 안쪽, 교회 건물 신축공사장 쪽에 땅을 파서 여러 도구들을 입수. 그 도구들을 활용해서 외벽을 넘었다. 신창원의 탈옥 여정기가 시작된 것이다.



신창원을 수감했었던 부산 교도소


탈주하자마자 농가로 침입해서 변장을 위한 물건들을 훔치고 달아났고 이때부터 신창원은 전국구급 탈주범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어 놓는데....



당시 신창원 현상수배지


틈틈이 절도 및 강도행위를 벌였고 몇번 체포될 위기에 빠졌고 경찰과의 격투까지 벌였지만 그때마다 신창원은 도주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여러 높으신 경찰들의 목이 날아갔다고 한다. 신창원의 포상금은 대한민국 수립 이래 최고인 5000만원까지 올라갔으며 형사들은 신창원을 찾으려 혈안이 되어있었다. 물론 서로 신창원을 체포하려는 실적을 쌓으려고 서로 정보를 숨기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신창원의 행방에는 항상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는 신창원의 돈을 원했고 신창원은 은신처를 원했기 때문에 서로간의 이해관계로 얽혀진 것이었다. 여러 여자들을 거치며 공생하다가 갈아타고 또 공생하다가 배신하고 갈아타고 그렇게 은신처를 옮겨다니며 살았지만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좁은 땅떵어리에 인구는 많고 검거율 100%에 육박하는 최고의 형사님들이 득실거리는 나라이다. 이제 신출귀몰한 탈주범 신창원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하는데...


1999년 7월, 신창원의 탈주 기간이 900일을 넘어가던 시점, 신창원 은신처인 아파트에 가스 수리를 의뢰받은 가스 수리공 김 군은 집 내부에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다. 김 군은 육군 정보부대 부사관 출신이었으니 눈썰미가 당연히 남달랐을테다. 신혼집에 결혼사진이 없었으며 남자가 실내에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눈을 안마주쳤다. 마지막으로 실내에 헬스 기구들이 너무 많았는데 아마 운동은 해야겠고 헬스장 가기는 겁나고 해서 그런듯싶었다. 마지막으로 김 군은 모든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로 갔는데 아파트 명의가 여자로 되어있었고(당시는 대부분 남자 명의) 무엇보다도 계약을 하고 다음날 바로 입주하여 급하게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김 군은 스스로 생각했다.


"신창원이다!"


신창원임을 직감한 김 군은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특공대 46명이 두 겹으로 포위하여 신창원에게 머리를 겨누며


"너 신창원이지?"


신창원: 네 제가 신창원입니다.



신창원을 신고한 김 군은 포상금 5000만원을 받았고 원래부터 경찰관이 꿈이었던 김 군을 경찰 특별채용하여 2020년 현재까지 경찰로 복무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창원은 2011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살소동이 있었으나 대부분 모범수로 복역하여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현재는 수감자들을 위해 심리학을 공부중이라고 한다.



비교적 최근에 촬영된 신창원 사진. 2020년 현재 53세의 나이이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2020년 10월 8일, 신창원의 탈주기에 대해 그린 후, 신창원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진짜로 신창원에게 답장이 왔다. 그 답장은 다음과 같았는데....


"안녕하세요! 편지 잘 받았습니다. 이틀동안 많은 고민을 했지만 사형도 부족한 중죄를 지은 제가 무슨 할 말이 있을까요? 모두 자기 변명에 불과할 뿐이지요. 저는 그저, 이 곳에서 조용히 속죄하며 남은 생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신창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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